성경 책별 묵상

(전도서 9장) 종말을 사는 사람
2019-09-03 06:50:00
정지훈
조회수   1127

1. 말씀묵상

전임 전도사로 사역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이 드신 권사님께서 가정 심방을 요청하셨습니다. 당시 그 권사님의 상황이 좋지 못했습니다. 중한 암 수술을 앞두고 있었는데 수술하기 전에 심방을 받고 싶어 하셨습니다. 이제 갓 서른이 된 전도사가 이런 상황에 심방을 한다는 것이 심한 눌림이 되었습니다. 도대체 무슨 말로 어떤 위로를 해야 되나 염려가 많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심방 요청에 응할 수밖에 없어서 가정으로 심방을 갔습니다.

그런데 권사님 댁에 가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구역식구들을 모두 불러놓고 잔칫집처럼 식사 준비를 하고 계셨습니다. 이제 곧 수술하실 분이 왜 이렇게 음식을 준비하셨나 여쭈어 보았습니다. 권사님은 이제 건강한 모습으로 구역식구들을 섬길 수 있는 것이 얼마 남지 않았고 다시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으니 식사 대접이라도 이렇게 하고 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오히려 제가 크게 위로받고 구역 식구들과 함께 식사하고 돌아왔습니다. 

그 권사님은 하나님의 은혜로 수술 잘 받고 그 후로도 십여 년 이상 잘 사시다가 하나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돌아보면 종말을 준비하는 우리의 자세가 바로 이와 같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종말은 우리 손에 달려있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걱정한다고 연장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염려한다고 그 때와 시기를 알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겠습니까? 그러므로 전도서에서 우리에게 주는 교훈대로 오늘 하루 우리에게 주어진 이 날을 즐겁게 살아야 할 것입니다.

솔로몬이 전도서를 기록하게 된 계기가 바로 죽음을 직면한 후였습니다. 그는 전도서 초반에서 자신은 하나님이 주신 지혜를 가지고 자신의 성을 쌓는데 사용했고 복을 누리고 행복하게 살아가는데 온 마음을 쏟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문득 깨달았습니다. 나이가 들어가고 병이 들고 눈앞에 죽음이 가까이 왔는데 죽음을 피할 길이 없다는 것, 죽음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사람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코헬렛, 즉 사람을 모으는 자가 되어서 도를 전하고 있습니다. 그가 전하는 도는 사는 것이나 죽는 것이 하나님 손 안에 있으며 우리는 통제할 수 없는 인생을 살아간다는 고백입니다. 전도서의 핵심은 헤벨 사상인데 헛되다는 말입니다. 여기서 헛되다는 말은 허무주의가 아니고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바람 같은 것이 우리의 인생이라는 뜻입니다. 통제할 수 없는 것은 삶과 죽음이 동일합니다. 내가 통제할 수 있다고 여겼는데 돌아보니 내 손에서 빠져나가는 바람처럼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는 것이 전도자 솔로몬의 고백입니다. 

오늘 읽은 9장에서도 종말이 언제인지 모르지만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인생을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먼저 삶과 죽음은 모든 사람에게 일반이고 동일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2절 말씀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임하는 그 모든 것이 일반이라 의인과 악인, 선한 자와 깨끗한 자와 깨끗하지 아니한 자, 제사를 드리는 자와 제사를 드리지 아니하는 자에게 일어나는 일들이 모두 일반이니 선인과 죄인, 맹세하는 자와 맹세하기를 무서워하는 자가 일반이로다”

솔로몬은 여러 번 이 고백을 하고 있습니다. 그가 왕이었으나 왕이나 일반인이나 죽음은 일반이라고 말합니다.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자나 그렇지 않는 자나 모두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7절 말씀입니다. “너는 가서 기쁨으로 네 음식물을 먹고 즐거운 마음으로 네 포도주를 마실지어다 이는 하나님이 네가 하는 일들을 벌써 기쁘게 받으셨음이니라”

우리의 종말이 언제인지 모르는데 불확실한 종말의 시기 때문에 걱정하고 염려하고 죽음에 대해서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말씀입니다. 기쁘게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고 하나님이 오늘 우리에게 주신 이 날을 최선을 다해서 누려야 합니다. 자칫하면 이 말씀은 쾌락주의를 조장하는 말씀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도서 전체를 통해서 볼 때 이 말씀은 쾌락주의를 조장하는 말씀이 아닙니다.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하나님께서 오늘 우리에게 주신 시간을 선용하고 즐겁게 살아가라는 말씀입니다. 

이어서 8절입니다. “네 의복을 항상 희게 하며 네 머리에 향 기름을 그치지 아니하도록 할지니라” 의복을 희게 하라는 말씀은 은유적인 말씀입니다. 행실을 거룩하고 정결하게 가꾸어 가라는 말씀입니다. 역시 이것은 7절 말씀과 연결되는데 우리가 쾌락으로 사는 것이 아니고 오늘 하나님께서 주신 하루를 기쁘고 즐겁게 보내되 우리의 행실은 하나님 보시기에 부끄럽지 않게 정직하고 신실하게 살아가라는 교훈입니다. 언제 하나님의 부름을 받을지 모르는 인생들에게 주시는 교훈입니다. 

오늘 당장 이 자리에서 우리가 하나님의 부름을 받는다 할지라도 하나님 앞에 가서 부끄럽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 인생을 돌아보지 않고 정돈하지 않고 죄악 가운데 방탕하게 살아간다면 주님 앞에 갔을 때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을 것입니다. 죄 짓는 현장에서 하나님의 부름을 받는다면 어찌 하나님 앞에 설 수 있겠습니까? 그리스도인으로서 그렇게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매순간 뒤를 돌아보고 앞을 살피고 삶의 현장을 깨끗하고 정결하게 정리 정돈해야 합니다.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의 자세입니다. 그러므로 전도자 솔로몬도 의복을 항상 희게 하라고 말씀하는 것입니다. 

계속해서 9절 말씀입니다. “네 헛된 평생의 모든 날 곧 하나님이 해 아래에서 네게 주신 모든 헛된 날에 네가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즐겁게 살지어다 그것이 네가 평생에 해 아래에서 수고하고 얻은 네 몫이니라” 바람같이 통제할 수 없는 헤벨, 즉 헛된 날에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기쁨이 있다면 가장 가까운 가족을 주신 것입니다. 솔로몬은 아내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가까운 가족을 총칭적으로 말하는 것입니다. 가족과 함께 기쁘게 하루를 즐기고 누리고 사랑을 표현하시기 바랍니다. 이것이 종말을 살아가는 사람의 태도입니다. 

그런데 가까운 사람일수록 서로 상처를 주고받고 미워합니다. 미움이 마음에 가득차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통제할 수 없는 헤벨의 시간을 살아가는 우리는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사랑을 나누어 주며 살아야 할 것입니다. 떠나고 나면 그 허전함과 죄책감은 상상할 수 없는 고통으로 우리를 짓누를 것입니다. 그러므로 전도자 솔로몬은 가까운 사람에게 사랑을 전하고 그들의 손을 잡어 주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10절 말씀을 봅니다. “네 손이 일을 얻는 대로 힘을 다하여 할지어다 네가 장차 들어갈 스올에는 일도 없고 계획도 없고 지식도 없고 지혜도 없음이니라” 초대 교회 성도들은 임박한 종말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잘못된 종말론을 가진 사람들도 있었는데 그들은 일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바울은 데살로니가 교인들에게 일하기 싫거든 먹지도 말라고 했습니다. 바울은 그런 사람들을 강하게 질책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 예수님이 오실지 모르고 우리의 생명이 언제 끝날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오늘 해야 될 일은 최선을 다해서 맡겨준 일을 감당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겨준 일에 열심을 다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종말에 대비하는 사람의 자세입니다. 

지혜자 솔로몬은 죽음을 앞두고서야 참된 지혜를 얻었습니다. 그가 얻은 지혜는 종말을 대비하는 사람의 기본적인 자세입니다. 이 자세를 우리 마음에 새기고 우리도 언젠가는 찾아올 종말에 대비하는 참된 지혜자로 살아가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 실천다짐

1) 오늘 주신 하루를 기쁘게 살겠습니다.

2) 마음과 행실을 깨끗하게 하며 하나님 앞에서 진실하게 살겠습니다.

 

3. 한줄기도

사랑의 하나님, 오늘 하루를 주신 은혜를 생각하며 깨끗한 마음과 진실한 영혼을 살아가도록 거룩한 손길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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