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말씀묵상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마음을 보시는 분이십니다. 하나님이 우리의 마음을 보시는 분이라는 말에 큰 위로를 받습니다. 내 마음이 어떠한지, 내 마음이 상해있는지, 내 마음이 하나님 앞에서 얼마나 갈급한지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한편 하나님이 내 마음을 아신다는 말은 두려운 말이기도 합니다. 마음이 악할 때도 있고 원망과 불평으로 가득 차 있을 때도 있고 형제와 이웃을 향한 시기와 원망, 미움으로 넘칠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사람 앞에서는 우리의 마음을 숨기고 그렇지 않은 척 얼마든지 포장할 수 있지만 하나님 앞에서는 그럴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은 마음을 보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겉모습만 보시는 것이 아니라 그 행동을 있게 한 동기, 과정, 내용, 그 일을 진행하는 마음의 변화까지 읽고 계십니다. 그래서 기독교 신앙에서 결과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결과는 하나님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결과에 대해서 책임지시는 분이십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하나님의 일을 이루기 위해서 어떤 마음으로 그 일을 시작했고 어떤 마음으로 그 일을 진행했느냐 하는 과정과 동기입니다.
오늘 본문은 다윗이 하나님 앞에 마음이 선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결과를 치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윗의 인구조사입니다. 사실 왕이 그 나라 백성들의 인구를 조사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닙니까? 왕이 인구를 자주 조사해서 그 가운데 징집할 군인이 몇 명 정도 있는지 살펴보고 계속 정비해서 외적들의 침입이 있을 때 온 이스라엘을 함께 모아야 외적들의 침입으로부터 나라를 지키지 않겠습니까? 왕이 백성들의 인구를 조사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다윗이 인구조사를 하고 나서 이것이 하나님 앞에서 죄가 되었다고 하나님께 자신을 자책하고 회개하고 있는 모습이 나옵니다.
10절입니다. “다윗이 백성을 조사한 후에 그의 마음에 자책하고 다윗이 여호와께 아뢰되 내가 이 일을 행함으로 큰 죄를 범하였나이다 여호와여 이제 간구하옵나니 종의 죄를 사하여 주옵소서 내가 심히 미련하게 행하였나이다 하니라”
사실 이렇게까지 회개할 필요가 없어 보이는데 다윗은 회개합니다. 하지만 다윗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하나님 앞에 인구 조사한 동기와 과정이 불손했음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다윗이 받을 벌을 세 가지 가운데 선택하라고 하십니다.
13절입니다. “갓이 다윗에게 이르러 아뢰어 이르되 왕의 땅에 칠 년 기근이 있을 것이니이까 혹은 왕이 왕의 원수에게 쫓겨 석 달 동안 그들 앞에서 도망하실 것이니이까 혹은 왕의 땅에 사흘 동안 전염병이 있을 것이니이까 왕은 생각하여 보고 나를 보내신 이에게 무엇을 대답하게 하소서 하는지라”
7년 기근, 석 달 쫓겨다님, 사흘 동안의 전염병 가운데 하나입니다. 다윗은 생각했을 것입니다. 7년은 너무 길고 쫓겨 다니는 것은 이제는 더 이상 하기 싫고 그나마 기간이 짧은 사흘 동안의 전염병을 택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전염병으로 인한 결과가 7만여 명의 죽음이었습니다.
15절입니다. “이에 여호와께서 그 아침부터 정하신 때까지 전염병을 이스라엘에게 내리시니 단에서부터 브엘세바까지 백성의 죽은 자가 칠만 명이라”
왜 하나님은 이렇게 하셨을까요? 도대체 다윗은 왜 나쁜 마음을 품었고 이것이 어떻게 죄가 되었을까요? 먼저 다윗이 자신의 목자 정체성을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목자는 목자장이신 하나님이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됩니다. 자신이 목자이면서 목자장의 흉내를 내면 곤란합니다. 이스라엘의 왕은 독특한 위치에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참된 왕은 하나님이시므로 인간 왕은 하나님처럼 행동해서는 곤란합니다. 인간 왕이 진짜 왕처럼 했다가 완전히 패망한 왕이 바로 사울이었습니다.
고대 근동의 모든 왕은 우리가 아는 왕처럼 살았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택하신 선민 이스라엘의 왕은 왕이면서 왕처럼 하면 안되었습니다. 왕이지만 목자처럼 하고 살아야 됩니다. 자신이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목자장이 하라는 대로 하고 목자장이 가라는 대로 가야만합니다. 그런데 다윗이 왕으로 재직하는 목자 사명을 어기고 딱 두 번의 인간왕 노릇을 한 적이 있는데 그 첫 번째가 밧세바 사건이요, 두 번째가 인구조사입니다.
사실 목자가 아닌 왕으로서 밧세바 사건은 크게 흠 잡을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목자로서는 큰 죄입니다. 목자가 어떻게 양을 자기 마음대로 잡아먹습니까? 목자가 어떻게 양을 보호하지 않고 우리아 같은 충성된 충신을 죽일 수가 있습니까? 목자는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두 번째 인구조사가 죄가 된 이유는 다윗이 하나님을 의지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전쟁을 할 때 군사의 수로 전쟁한 적이 없습니다. 하나님이 수를 세고 전쟁하라고 한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 여쭈어 올라가라 하시면 올라갔고 이 전쟁을 하지 말라고 하시면 다윗은 멈추었습니다. 하라하면 하고 멈추라하면 멈추는 것이 다윗이 하나님 앞에 받은 전쟁의 법칙이고 그 길을 따라갔을 때 승리했고 그 길을 따르지 않았을 실패했습니다. 그런데 다윗 스스로 전쟁을 준비하면서 징집할 군인들의 숫자를 세고 있습니다. 이것은 이제 당신의 명령 없이도 나는 언제든지 전쟁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하는 다윗의 교만한 마음입니다.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내 칼을 의지하며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백성들의 숫자를 의지하겠다고 생각한 것은 하나님 앞에서 큰 죄였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다윗의 인구조사를 보면서 민수기에서 하나님이 시키신 인구조사를 떠올립니다. 민수기에는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서 두 번이나 인구조사를 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죄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죄가 되지 않은 이유는 하나님이 직접 명령하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필요가 아니라 하나님의 필요에 의해서 인구조사를 시켰을 때 그것은 죄가 되지 않았지만 하나님의 필요가 아닌 사람의 의도에 따라 백성들의 수를 의지하고 자랑하겠다는 마음으로 인구조사를 했을 때 그것은 죄가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하루를 시작하면서 어떤 동기로 살아가느냐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중요합니다. 사람들이 볼 때 우리가 행하는 모든 행동들은 다 옳아 보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우리의 마음 깊숙한 곳까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다 알고 계십니다.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가는지, 어떤 마음으로 이 일을 행하는지 하나님은 알고 계십니다. 목자의 정체성을 버리고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백성의 수와 칼을 의지하겠다는 다윗의 마음을 하나님이 아시고 벌을 내리신 것처럼 오늘 시작하는 이 마음을 하나님은 다 알고 계십니다. 순전한 마음, 깨끗한 마음, 하나님을 온전히 의지하는 마음으로 오늘 하루 시작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 실천다짐
1) 나는 목자임을 기억하고 목자장 하나님을 의지하겠습니다.
2) 내가 가진 경험과 시간과 기타 모든 것들을 의지하지 않겠습니다.
3. 한줄기도
사랑의 하나님, 마음을 감찰하시고 생각과 계획을 모두 아시는 하나님의 성품에 기대어 오늘을 살아가오니 선한 손길로 인도하여 주옵소서.
성경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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